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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박사학위 취득한 인티크런트테크 고범규 대표 ADI에서 1억 6000만불 투자

고범규 대표

KAIST 전자전산학부 전기및전자공학 전공의 무선통신시스템 연구실(지도교수: 이귀로)에서 1997년 박사학위를 취득한 인티크런트테크 대표, 고범규

“퀄컴과 경쟁위해 미국기업과 합병”
미국 ADI 회사에 1억6000만불 투자

국내 벤처기업인 ‘인티그런트테크’사는 지난 22일 반도체 회사인 아나로그디바이스(ADI)에 1억 6000만달러(약 1527억원)를 투자 하였다고 전해졌다.
세계 5위의 첨단 반도체 회사인 ADI가 아시아 기업을 사들인 건 41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 투자건을 마무리짓기 위해 방한한 ADI의 존 허시(Hussey) 부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투자이유에 대해 “인티그런트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 탐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티그런트는 휴대전화로 TV방송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칩을 개발, 생산하는 기술기업. 지난 1997년 KAIST 전기및전자공학전공 박사를 졸업하고, 2000년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인 고범규 사장이 세웠으며, 현재 삼성전자·LG전자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허시 부사장은 “모바일 TV시장은 수신기가 휴대전화, MP3플레이어, 노트북PC, 휴대형 DVD플레이어, 차량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융합하면서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며 “인티그런트는 ADI 내에서 디지털이동방송 단말기용 튜너칩 사업을 총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인티그런트테크’ 고범규 대표는 ‘한국에서 1등에 만족하지 않고 퀄컴과 본격적으로 경쟁하고 싶습니다. 한국 반도체 기술이 이만큼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것이 후배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창업 6년 만에 1억6000만달러 규모로 회사 가치를 인정받고 미국 반도체 회사 아나로그디바이스(ADI)와 합병하는 고범규 인티그런트테크놀로지즈 대표(39)는 힘차게 말했다.

인티그런트는 휴대폰이나 노트북에 장착되는 CMOS공정 DMB수신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토종 벤처다.

KAIST 전자공학 박사 출신인 고범규 사장은 2000년 삼성전자 연구원 자리를 박차고 나와 모바일TV시대가 열린다는 신념을 갖고 창업했다.

항상 퀄컴을 따라가는 기술에 염증이 났기 때문이다.

방송전파를 잡아주는 인티그런트 칩은 전력소모가 적고 잡신호를 제거해 국내 지상파DMB폰과 위성DMB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했다.

직원 78명으로 지난해 매출 170억원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 4월 코스닥상장 심사를 통과한 상태에서 8일 미국 기업과의 합병을 전격 발표해 범상치 않은 길을 택했다.

고 대표는 ‘ADI는 중국과 일본에 이미 개발센터를 두고 있었는데 이번 인수로 한국에 연구개발거점을 확보한 셈’이라며 ‘모바일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국내 고용창출과 엔지니어 수준 향상이 함께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한국에서 상장하고 공모자금으로 경쟁에서 이길 확률이 10%대고 합병을 통해 이길 확률이 60% 이상이라면, 냉정하게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퀄컴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등 세계적인 반도체기업들이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 모바일TV 칩 시장에 뛰어들고,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RF튜너기능뿐 아니라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 달라는 주문을 들으며 고민이 시작됐다.

고 대표는 ‘국내 관련 기술업체들과 합병도 검토했으나 서로 기득권을 주장하는 바람에 쉽지 않았다’며 ‘ADI는 디지털신호처리 반도체 분야 선도업체로 40년 이상 전통을 지닌 만큼 합병으로 신기술을 흡수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은 오너의 권리를 포기하고 전문 경영인이 되지만 직원들에게도 더 큰 혜택이 갈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 반도체 회사 ADI는 매출 24억달러에 직원 8900명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65년 창업 이후 적자를 한 번도 내지 않은 안정적 경영이 특징적이다.

지난 2월 ADI와 첫 접촉을 시작해 지난달 인티그런트 직원 모두를 인터뷰하는 등 전격 실사를 거치면서 인수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인티그런트는 인텔 자프코 등 외국인 지분 40%를 포함해 전체 지분의 90%를 우선 매각하고 3년 뒤 고 사장이 자신의 지분(15%)의 나머지 10%를 넘길 예정이다.

조만간 미국 본사 출장을 가는 고 대표는 앞으로 인티그런트의 전문경영인으로서 ADI의 모바일TV 글로벌 비즈니스를 책임지게 된다.

[이한나 기자] < Copyright ⓒ 매일경제 >